올해 봄 군대 이후로 처음 캠핑을 접했다. 초등학교 무렵인지, 어렴풋이 보이스카우트니 뭐니해서 야외취침을 한 기억이 있긴 하지만,
그 이후 야외에서 잠을 잔 건 이 때가 처음일 것이다. 계절로는 봄이 막 시작되 날이 그리 춥진 않았지만 의욕은 넘쳤고 그만큼 차는 짐으로 가득채워졌다. 둘이서 1박에 1.5L 물 두병을 채워가서 한 병도 다 채 못마시고 왔으니 말이다.
중랑캠핑숲은 서울에 위치해있어 접근이 용이하고, 국유시설물(관리는 사설)인지라 관리가 굉장히 잘되어 있다.
사이트 간에는 짤막한 꽃과 나무들이 있어 프라이빗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굉장히 큰 장점이다. 아마도 땅이 넓어서 그런듯하다.
우리 사이트는 2-6사이트. 지금은 우리가 선호하는 사이트가 명확하나, 이 때 이 정도 사이트는 우리에게 신세계였다.
중랑캠핑숲 2-6 싸이트는 화장실이 가깝고, 개수대와의 거리는 다소 있지만 멀지는 않다.
3열과 마주보고 있고 그 가운데는 길목이라 차가 통행하는데, 대부분 피칭을 일찍 하기에 사람들만 다니는 길이 된다.
부대시설을 둘러보자면, 매점과 화장실 등 전반적으로 시설이 깨끗하나 2층 샤워실은 '20년3월부터 코로나로 인해 사용이 중지되어있다.
이게 생각보다 큰 불편함이라, 씻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에게는 지금 기간은 좋지않다. 가벼운 세안과 양치만 가능하다.
주변 산책로가 꽤나 잘 정돈되어있어 살짝 걸어볼만하다.
장작 금지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중랑캠핑숲은 장작이 올해 3월부터 최근 방문한 11월까지 금지되어있었다.
건조하여 산불이 날 수 있다는 취지인데, 취지야 좋지만 불멍을 즐기러 가는 사람에게는 고통스럽다.
우리 또한 숯으로 불멍을 대체해보았으나, 영 느낌이 안 나는게 사실이다.
나의 첫 오토캠핑은 차박이었다. 차에서 편하게 자보고자 에어매트(백패킹용)도 구비했으나 경험 부족이었다.
차에서 잘 요량으로, 미니멀웍스의 쉘터를 구매했었고 피칭은 말 그대로 순조로웠다. 경험 부족인 나였지만 텐트에 있어서만큼은
경량화 및 설치 철수의 간편함이 용이한 미니멀용을 구비하고자 노력했었다. 쉘터는 그 역할로는 충분했었지만 텐트를 구비하며 방출했다.
여름철 해변에서 사용하거나 정말 차박할 사람들에게 나쁘지 않은 옵션인듯하다.
마트에서 닭갈비를 사갔는데 예술이다. 여기에 더불어 소팔소곱창까지 곁들이면 바랄 게 없다. 먹고 마시러 간 거라 뒤를 생각하지 않는다.
저녁이 되어 불을 켜놓고 즐기는 이 분위기가 좋아서 캠핑을 가는듯하다.
술집의 어두운 전구색 조명 아래 마시는 술과는 맛이 다르다. 취하지 않는 게 캠핑이고 배부르지 않는 게 캠핑이다.
불멍을 한시간 정도 하고 있다보면 배가 고파온다. 그럴 때 역시 라면이다. 밖에서 먹는 라면은 역시는 역시다.
취침 전 아쉬운 마음에 쉘터 도어를 닫고 부부의 세계를 시청했었다. 이 때가 약 7화 정도 될 무렵이었나, 그 때까지만 해도 고구마만 먹을 시점이었고, 매 화가 충격이었다. 지금에서야 결말도 알고 감흥이 떨어졌지만 당시 우리 부부는 심취해있었다. 그리고 잠이 들었고 다음날 커피를 마시고 복귀했다. 차에서의 1박은 나에게 쉽지 않았다. 여기저기 결리고 공기는 답답했기에 차박은 이 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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