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아르네 야콥센 스테이션 클락(탁상시계)
요새 옷과 신발에는 점점 관심이 떨어지고, 집안의 가구나 악세서리에 관심이 많아졌다.
코로나의 영향인지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재택근무에, 대다수의 약속도 취소되며, 소비요정이 힘을 쓸 곳이 없다보니
일정수준 소비 불변의 법칙이 작용하여, 새로운 아이템들을 발굴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손을 댄 것이 가구라는 게 나의 결론이다.
다만, 모든 영역들이 딥 다이브하게 되면 지갑이 빈티지해지기 마련이고,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데 가구는 정말 끝판왕 수준이다.
쉽게 지나쳤던 모든 것들은 어떠한 디자이너들의 손에 의해 시그니처, 헤리티지로 자리 잡고 있었고 그들의 창작물은 그만큼의 값어치를
인정받고 있었던 것이다. 해서 요지는 그 와중 가장 진입장벽이 낮았던 시계부터 샀다는 이야기이다
덴마크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스테이션 클락이다. 세븐체어를 구매하며 아르네 야콥센을 알게 됐고 제품들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탁상시계를 구매했다. 특이하게 홍콩 발 제품이다. 구형에 한해서는 홍콩에서 만들고, 신형은 유럽에서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구별할 길이 없다. 어찌됐든, 약 2주의 배송 기간을 거쳐 HK에서 물 건너온 탁상시계. 가격은 비쌌지만, 열어보고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요새 휴대폰이며 전자시계며 뭐다뭐다해서, 탁상시계를 구매할 일이 드물긴 하다. 일반 가정집에도 거실에 벽시계 하나 걸려있는 정도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내 돈을 주고, 탁상시계를 구매해 본 경험도 처음이긴 했다. 디자인은 정말 심플하다. 하지만 단순히 심플하다고 툭 말을 내뱉기에는 제품의 창작자에게 괜스레 미안해지는 요즘이다. 아마도 이 심플함을 위해 골머리를 썪었을테니 말이다.
어렸을 때는 주로 알람시계로 이러한 탁상시계들을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이 제품 또한 알람 기능이 있으며, 스누즈도 가능하다. 스누즈는 알람이 울린 후 몇 분 뒤 재알람 해주는, 소위 아이폰의 알람이 울렸을 때 중단을 확실히 눌러주지 않으면 다시 울리는 기능을 이야기한다. 알람은 뒤에 톡 튀어나와있는 은색 버튼을 눌러주면 OFF가 되며, 12시 방향을 터치해주면 불도 들어온다. 부가 기능은 이게 전부이며, 그 외는 시계 본연의 역할을 할 뿐이다.
요즘같이 다양한 물건들이 하루가 머다하고 빠르게 쏟아져나오는 이 시점에, 가성비를 논하기는 어려운 제품이다.
질도 좋고, 신박한 물건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래오래 쓸 물건들을 하나씩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적어도 지금 나에게는 그렇기에 다음으로 눈독 들이고 있는 시계는 뱅커스 벽시계이다. 이사갈 집에 온도계, 습도계, 시계를 일렬종대로 나란히 세워둬야겠다.